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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 다반사

책 [me Before you] 미 비포 유

'꿈 같은 삶을 남자 윌과 꿈을 선물받은 여자 루와의 짙게 아쉬웠던 3일.

 한동안 머리아픈 일들이 많아 머리를 식힐 겸 '진부한 사랑이야기'를 읽으러 서점에 들렀다. 

어릴 적 부터 너무도 당연하고 진부한 로맨스 소설을 읽으면 한동안은 복잡한 

일상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. 겹겹이 쌓인 페이지 속에서 열렬히 사랑하고 지독한 

이별을 하고있을 누군가를 찾던 중 '그가 이별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사랑에 빠졌다.

' 너무도 당연하게 슬픈 단 두줄에 나는 왠지 모를 진부함을 느껴 고민없이 책을 집어들었다. 

오만하리만큼 잘났지만 불의의 사고로 사지마비환자가 된 젊은 사업가, 윌 트레이너. 

괴팍하리만큼 독특한 패션 감각을 지닌 엉뚱하고 순진한 여자, 루이자 클라크. 

사랑에 빠져야 할 사람은 이 두사람으로 충분했다. 머리를 식히려 펼친 책 속에서 

나는 그들과 함께 고민하고, 절망하고, 사랑하고, 이별했다. 

 책장이 넘어갈수록 루가 그저 마라톤 맨 패트릭과 함께 소소하게 살아가길 바랬다. 

더이상 삶에  아무 희망이 없는 윌의 가는 길에 아무 미련도 없었으면 했다. 

하지만 결국 루는 윌을 사랑하게 됐고 윌 역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. 

 만일 윌이 루를 조금 더 사랑했다면 그는 스위스에 가지 않았을까? 마지막 장을 수없이 

읽고 또 읽으며 루만 윌을 사랑했던 건 아니었을까, 윌은 그저 도전없이 살아가던 

좁은마을의 소녀에게 마지막 '봉사'를 하고 간 건 아닐까. 

 책의 첫장을 넘기던 그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몇번이고 되새기던 그 순간까지 그저 

아쉬웠다. 그 아쉬움에 위와같이 조금은 못된 생각까지 했다. 하지만 윌은 그만의 

방식으로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는 그에게 '진짜사랑'을 느꼈다.

 머리를 식히려던 나를 토머스와 할아버지가 앉아 홍차를 마시며 중얼거릴 그 거실을, 

카밀라가 쓸쓸하게 목걸이를 쓸어만지며 지나칠 복도를, 네이선과 윌이 시덥지 않은 

농담을 주고받을 정원을, 그 작은마을의 성곽을, 프랑 부르주아 거리의 카페에 데려다 놓은 

못내 사랑스러운 me before you, 한참을 넘기지 못했던 마지막 장을 덮으며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