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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 다반사

책 [요조, 기타 등등]

학창시절,  조용하고 나지막한 달달한 음색을 가진 요조의 노래를 듣고 

첫눈에 반해서 지금까지도 항상 요조의 노래들을 즐겨 듣고 있다.

그러던 와중에 친동생이 요조의 책을 선물해줘서 바로 읽어봤다는 ㅎㅎ

간단하게 책 [요조, 기타 등등] 소개를 해보자면  이 책은 싱어송라이터 

요조의 첫 번째 에세이집으로서 그냥 에세이가 아니라 그녀의 감성이

담긴 어쿠스틱 에세이로 노래를 따라 이야기가 흘러가고, 그 노래들을 

연주할 수 있는 기타악보가 이어지는, 특별하고 흥미로운 에세이집이다.

이 책읜 큰 흐름은 제목과 동일하게 싱어송라이터 요조(Yozoh), 기타(Guitar), 

등등(etc.). 요조가 직접 선곡한 30개의 노래를 따라가며 기타 치고 노래하는 

그녀의 일상과 사랑, 추억 그리고 작사 작곡 뒷이야기들이 펼쳐진다. 

한편, 책에 나오는 기타악보들은 이 책의 배경음악이기도 하고, 나름 하나의 

축을 담당하는 테마이기도 하며, "음악과 함께 쓸쓸한 이 계절을 씩씩하게 

견뎌내자"는 작가 요조의 메시지이기도 한데, 이게 정말 마음에 들었다.

책 [요조, 기타 등등]을 읽으며 마음에 든 구절들을 살짝 남겨볼까 한다.

인간에게도 더듬이가 있다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. 개미처럼. 

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개미들이 그렇듯이 그저 가만히 더듬이를 맞대고 

수 초간, 혹은 수 분간 고요하게 마주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. 

당신에게 나에게 더듬이가 있다면, 지금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하늘만큼 

땅만큼 혹은 하늘의 별만큼 하면서 구차하게 이거저거 갖다 붙이지 않고 그저 

가만히 더듬이만 맞대고 있으면 될 것이다. 당신이 아무리 조용히 감동하여도 

나는 당신의 외침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. - [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]

어린 나와 어린 남자친구가 손을 꼭 잡고 마주보면서 우리 영원히 사랑하자, 

하고 말하던 순간을 종종 생각해본다. 아마 그 영원이라는 것이 어디 

아주 멀리 떨어진 정류장이었다면 그때 우리는 몇 번을 갈아타고서라도, 

돈이 떨어지면 걸어서라도, 손을 꼭 잡고 기어이 거기까지 갔을 것이다. 

그렇게 준비된 두 남녀. 영원히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 짧은 확신의 순간에 

어쩌면 이미 영원에 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. - [그런 사람]